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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골프장이 늘어난 이유가 스크린골프 때문이라고?
  • 월간골프
  • 등록 2020-02-03 14:15:59
  • 수정 2020-02-03 14: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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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골프-Since 1970=월간골프 ]





2000년대 중반 스크린골프가 국내에서 첫 선을 보였을 당시 골프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당시만 해도 ‘골프’라는 스포츠가 대중적인 이미지보단 소위 ‘상류층 스포츠’ 내지 ‘가진 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 중상층에서도 쉽게 골프를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귀족 스포츠’였던 골프를 오락 성격이 강한 스크린 가상 게임으로 등장시켰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에게는 무시될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 중 하나는 오락으로 치부되던 스크린골프가 국내 룸 문화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급성장으로 이어갔고, 일반 대중에게 골프를 알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사실이다. 

   

골프장 황금기를 열었던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국내 회원제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오르는 시기였다. 소위 황제골프장으로 불렸던 골프장의 개인 회원권 가격은 10억 원을 넘었고, 20억 원이 넘는 골프장도 등장했다.

   

그런데 이런 회원제 골프장의 고공행진이 2000년대 중반 스크린골프의 등장과 맞물려 한풀 꺾이게 된다. 사실 스크린골프로 인해 회원제 골프장이 주춤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시기상 스크린골프의 호황과 골프장의 불황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골프산업의 축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골프와 무관했던 회사원, 일반인들이 스크린골프장을 찾기 시작했고, 기존 필드 골프를 즐기던 층도 점차 스크린골프로 몰리며 골프에 대한 판도가 바뀌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계기를 마련한 것은 스크린골프의 발전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초창기 스크린골프의 수준은 단순히 스크린 막에 볼을 쳐서 대략적인 거리를 중심으로 게임 속 그래픽 정도를 구현했다면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실제 해당 골프장을 실측한 후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벽하게 구현해냄으로써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측면 카메라만으로는 측정 불가능한 볼의 탄도와 구질을 잡아내기 위해 천장에 톱 카메라를 설치해 실제와 같은 거리와 볼이 떨어지는 낙후지점까지 계산 가능한 장비가 계속적으로 추가됐다.

   

이런 스크린골프의 장비 발전은 수많은 스크린골퍼들을 양성해냈고, 스크린골프장 수 또한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 초반에는 전국적으로 6천여 개의 스크린골프장이 생겨나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골프 이야기를 할 때 대부분 스크린골프로부터 시작했음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스크린골프의 인기로 인해 스크린골프 동호회가 생겨났고, 스크린골프 대회도 만들어졌다.

   

각종 방송에서 조차도 스크린골프를 소재로 한 ‘아마추어 스크린골프 대회’를 여는가 하면, 스크린골프를 통해 골프 레슨을 하는 골프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그리고 이 시기. 회원제골프장은 하향 산업으로 전락했고, 회원권 가격의 급락과 함께 마침내 회원제골프장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경영 악화에 내몰린 회원제골프장들은 경영자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대중골프장으로 탈바꿈하거나 골프장기업에 매각된 후 대중골프장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가상의 골프 시뮬레이션 게임이 골프장 산업의 형태를 완전히 바꿔놓은 셈이다.






- 월간골프 최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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