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임희정과의 연장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 사진/KLPGA

고진영(26)이 한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고진영의 우승으로 L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임희정(21)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꺾고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올 시즌 4승이자 LPGA 투어 통산 11승째로 신지애와 함께 한국 선수 LPGA 투어 최다승 공동 4위다. 

고진영은 타계한 구옥희가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터쿼이즈 클래식에서 한국인 첫 우승을 거둔 이후 LPGA 투어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되는 감격을 누렸다. 

고진영은 한국 선수 197승부터 200승까지 4승을 혼자서 책임졌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6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 탈환에도 성공했다.

4타차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에 들어간 고진영은 2번 홀부터 4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권에 바짝 다가섰다. 이후 고진영은 7번 홀부터 9번 홀까지 두 번째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마침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그리고 12번 홀(파4)에서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임희정이 14번 홀과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한때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임희정의 기세는 거기까지였다. 고진영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가 됐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둘이 나란히 파를 잡아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승부는 고진영의 완벽한 세컨샷으로 싱겁게 끝났다. 고진영이 두 번째 샷을 1m 지점에 떨궈 완벽한 버디 기회를 잡은 것. 

고진영은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파에 그친 임희정을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을 노린 임희정은 72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고도 고진영의 벽에 부딪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우승 후 고진영은 “어떻게 하다 보니 LPGA 투어 한국인 통산 200승의 영광을 안게 됐다. 운이 좋았다”며 “(임)희정이가 워낙 기본기 탄탄한 선수라서 열심히 따라가면 2등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쳤다. 프로 돼서 처음 치른 연장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희정이가 우승해서 미국에 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는데 미안하게 됐다”고 후배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나타내면서 “국내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스윙도 체크하고 컨디션을 조절한 뒤 남은 미국 대회 2개도 잘 치르고 오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김아림(26)과 이다연(24),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4) 등이 공동 3위(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전인지(27)는 4언더파 68타를 쳐서 3타를 줄인 유해란(20)과 공동 7위(1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최영락 기자(young11@monthlygol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