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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골퍼’ 박주영, 14년 만에 KLPGA 투어 첫 우승 감격
  • 월간골프
  • 등록 2023-10-02 1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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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사진/KLPGA

‘엄마 골퍼’ 박주영(3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박주영이 프로 데뷔 14년 만에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애타게 기다려온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것.

 

박주영은 이번 대회 출전 전까지 278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다. 그리고 279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날 1위로 나서 단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을 차지했다. ‘278전 279기’다.

 

279번째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주영은 지난 9월 3일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60경기 만에 우승한 서연정의 최다 출전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박주영은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했다.

 

박주영의 우승으로 KLPGA 투어에선 자매 챔피언이라는 이색 기록도 나왔다. 박주영의 언니는 KLPGA 투어에서 6승을 따낸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박희영이다.

 

2타 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박주영은 전반에는 버디만 1개 골라내 1타를 줄이는 데 만족했으나 추격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격차를 더 벌렸다. 후반 들어선 장수연이 14번 홀까지 버디 3개를 뽑아내 3타 차로 따라왔으나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박주영은 17번 홀까지 타수를 유지해 3타 차 선두를 지켰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로 마무리해 15년 동안 기다려온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우승 후 박주영은 “오랜 동안 우승 못해 못할 줄 몰랐다. 그래서 인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퍼터가 너무 약했다. 하지만 대회장에서 많은 연습을 했다. 눈 감고 스트로크도 했다. 그 결과 이번 주 퍼터를 차분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퍼트가 되니까 샷 도 잘 됐다”고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결혼 전에 하지 못했던 우승을 결혼 후 할 거라고 예상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주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기를 낳고 휴식하는 동안의 공백과 몸의 변화가 큰 핸디캡인데, 희한하게 그런 핸디캡을 정신력이 이겨내게 한다. 가족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 휴가에서 돌아온 첫해 우승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못했다. 제가 아기를 낳았는데 쉰 기간도 핸디캡이고 몸의 변화도 핸디캡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또 정신(력)이 이기는 것 같다. 희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추후 목표에 대해선 “사실 우승하려면 은퇴하려고 했었다. 그 이후는 전혀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제가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내가 살아가면서 우승이라는 게 진짜 중요할까 이 정도까지인지 좀 자괴감이 들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털어놓았다. 

 

이어 “계속 실패한 경험이 너무 많다 보니까 끝까지 못할 것만 같아서 그냥 애나 키우고 골프를 안 하면 어떨까 이런 고민을 진짜 많이 했었다. 근데 막상 이렇게 우승을 하게 되니까 저한테도 좋은 영향이고 후배들한테도 진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진짜 기분이 좋다”고 뿌듯한 심경을 전했다. 

 

KLPGA 투어에서 엄마 골퍼 우승은 김순희,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박주영이 역대 네 번째다.

 

박주영은 투어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따르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 전한 뒤 자신을 위해 육아를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는 남편에 대해 “남편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제가 그걸 믿고 제 할 일을 했던 것 같다”며 남편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한편, 2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박주영과 동반 경기에 나선 김재희는 17번 홀까지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2개를 곁들여 1타도 줄이지 못한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한때 2위까지 올라왔던 박결은 13∼15번 홀 3연속 보기로 무너지며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부상 치료와 재활로 한동안 코스를 비웠던 임희정은 공동 4위에 올라 복귀 이후 처음 ‘톱10’에 입상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븐파 72타를 친 김민별도 공동 4위에 합류, 신인왕 레이스 1위를 굳게 다졌고, 신인왕을 다투는 방신실은 공동 9위(이븐파 216타)로 대회를 마쳤다.

 

 





선우영채 기자(sunw_yc@monthlygol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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