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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세의 골프 인문학] 골프에서 ‘파’, ‘보기’, ‘버디’란 용어는 언제부터?
  • 월간골프
  • 등록 2020-04-17 16:56:13
  • 수정 2020-04-17 16: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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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파, 버디, 보기 등 용어는 언제부터 유래되었을까?


골프에서 사용되는 버디, 파 등 스코어의 명칭들은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골퍼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스코어 용어들의 흥미로운 유래를 알아본다.

   

파(PAR)는 1870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됐다. 골프 소설가인 A.H.돌먼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묘사하기 위해 프로골퍼인 데이빗 스타라와 제임스 앤더슨에게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을 하려면 몇타를 쳐야 하냐”라고 물었다. 

   

두 프로는 “완벽한 플레이는 12홀이 한 라운드인 프레스트윅골프장에서 49타를 치면 된다”라고 했다. 당시 디 오픈은 1960년 부터 12년 간 프레스트윅골프장에서만 개최되고 있었다. 돌먼은 그의 저서에서 ‘12홀에서 49타를 기준으로 하여 이를 파(PAR)라고 기술했다. 

   

그 해 영 톰 모리스 주니어가 12홀씩 3라운드를 돌며 총 36홀에서 149타로 우승하자, 돌먼은 ‘한 라운드 49타, 총 147타를 기준으로 2타를 더 쳤기 때문에 2오버파가 된다’라고 기록했다.

   

파의 개념은 그러나 20세기로 넘어 오면서도 어떤 규정이 정해진 바가 없어서 영국에서 조차 여러 가지로 불려졌다. 정작 파의 정확한 개념은1911년 미국골프협회에 의해 통일 됐다.

   

협회는 3백25야드 이내를 파3, 4백25 야드까지는 파4, 그 이상에서 6백 야드까지는 파5 라고 정하고, 파4에서의 4타를 파라고 명했다. 이에 영국은 미국이 명칭을 함부로 정하느냐고 괜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1914년 영국의 한 잡지가 미국의 규정을 따르자고 의견을 내놓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는 바람에 파의 명칭에 대한 제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1925년에 가서야 영국골프협회가 ‘파’라는 공식적으로 명칭을 사용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보기(BOGEY)라는 단어 역시 처음에는 영국에서 사용됐다. 1890년대 로더햄골프장 책임자였던 브라운 박사는 숫자의 개념을 통일하면서 당시 쓰이고 있던 파의 용어 대신 “프로골퍼가 한 홀에서 치는 평균 타수를 그라운드 스코어”라고 정의했다. 

   

어느 날 한 대회에서 찰스 월먼이라는 백작이 브라운 박사에게 “당신의 클럽 선수들은 골프를 잘 치는 보기맨입니다”라고 추켜세웠다. 보기맨이란 단어는 당시 영국에서 폭발적으로 유행하던 노래 가사에서 “보기맨이 오기 전에 서두르세요”라는 구절에 사용되던 단어였다. 

   

‘앙증맞고 못생긴 작은 마귀나 유령’을 뜻했고, 골프 에서는 스윙을 하는 모습을 빗대어 ‘보기맨과 플레이를 한다’라고도 인식되어지던 중이었다. 그렇게 영국에서는 어느 순간에 보기맨이 골프에 적용되면서 파를 뜻하는 평균 타수의 의미로 불린 것이다. 21세기 현재도 영국의 일부에서는 동네 대회에서 우승자를 ‘보기맨 대령’이라고 부르는데, 이때의 보기는 파가 아닌 파4에서 적절한 평균 타수라는 의미였다. 

   

초기에는 그렇게 파를 의미하던 보기라는 명칭이 1911년 미국골프협회에 의해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 만들어 지면서 이미 파라는 명칭은 정해진 상태에서 파보다 한타 더 친 숫자를 의미하는 현재의 1오버 파를 뜻하는 보기로 정해졌다.

   

버디는 대신 미국에서 유래됐다. 영어의 뜻 그대로 새를 의미하는 버드에서 유래됐는데, 속설로 떠도는 ‘새가 볼을 물어다 홀컵에 집어넣어 버디가 됐다’는 잘못된 유래이다. 

   

미국의 속어 중에서 아주 기분 좋은 일로 소리를 지를 때 ‘What a heck of bird’라는 말이 있다. 1899년 뉴저지주의 아틀란틱시티 골프장에서 스미스 형제와 조지 클럼프가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클럼프는 훗날 유명 골프장이 된 파인밸리를 만든 설계사였다. 골프를 치던 중 2번 홀 페

어웨이에서 스미스가 친 세컨샷이 그린에 올라 핀 옆에 거의 붙자, 스미스가 “야 이거 죽이는데 That’s a bird of shot”이라고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이내 스미스는 탭 인으로 홀을 마무리했다. 

   

파4에서 3타 만에 홀 아웃을 한 것이었다. 일행 중 누구든 파보다 한타 적게 치면 내기의 2배를 받기로 돼 있었다. 일행은 당장 한 타 줄인 명칭을 버디라 불렀다. 그렇게 시작된 버디라는 단어 는 자연스레 1언더파를 치는 것을 의미했다.

   

이글과 알바트로스는 새의 이름이다. 이글(EAGLE)은 말 그대로 독수리의 뜻이고, 알바트로스 (ALBATROS)는 북극의 절벽에 둥지를 틀고 떼로 모여 사는, 일반인들이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무리새를 일컫는다. 

   

이 특정한 새들의 이름이 골프에 응용된 것은 보기, 파, 버디에 비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규정의 홀에서 2타, 3타를 줄인 스코어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글은 버디를 유래 시킨 스미스형제와 클림프에 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1899년 아틀란틱시티 골프장에서 명명했던 버디의 명칭에 이어, 이들은 파4와 파5에서 2타를 줄이면 어떤 명칭을 붙일까를 고민했다. 

   

일반 새보다는 크고 멋있어야 한다는데 착안해,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를 떠올렸고 곧 바로 2타를 줄이는 스코어는 이글로 명명키로 했다.

   

알바트로스는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문헌은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극지방의 희귀한 새여서 이글보다 한 타 더 줄인, 극히 드문 스코어인 -3에 적당한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5에서 2타 만에 홀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던 시절인 20년대 초반, 알바트로스가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린 사건이 1935년에 일어났다. 무대는 조지아주의 어거스타에서 행해진 마스터즈의 전신인 제2회 오거스타내셔녈 인비테이션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당대의 우상인 진 사라센은 3홀만 남긴 상황에서 1위에게 3타나 뒤지고 있었다. 15번 홀 파5에서 4번 우드를 꺼내든 그는 회심의 세컨 샷을 날렸고, 볼은 그린에 한번 튕긴 채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제까지 이런 경우는 더블이글로 불렸지만, 특별히 그날부터 사람들에 의해 알바트로스로 명명됐고, 언론과 갤러리들에 의해 전해지면서 지금까지 유래 되고 있다.









글/이인세 골프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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