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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회원권 값 하락 국면 심상찮다
  • 월간골프 기자
  • 등록 2011-03-14 15:26:04
  • 수정 2011-04-02 1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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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회원권 값 하락 국면 심상찮다
거품붕괴 신호탄, 연쇄도산 우려도

 

 

국내 골프회원권 시장이 그동안의 상승기를 마감하고 2010년 초부터 대세 하락기에 진입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골프장수가 급증하면서 회원권 없이도 경기하기가 쉬워졌고 그동안 회원권에 많은 거품이 끼었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서도 획기적 조치가 없는 한 입회금 반환 문제와 맞물려 약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골프회원권 가격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1999년 10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골프를 대중화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접대문화가 술 위주에서 골프비즈니스로 바뀌었고,  눈치 보면서 치던 공무원도 떳떳하게 필드에서 경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국내 골프산업은 침체기를 벗어나 호황기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회원권 가격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골프회원권 기준시가(시세의 95% 수준 반영)를 보면, 외환위기 전인 1997년 8월에는 8,793만원에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에는 3,947만원으로 54.8%나 폭락했지만 1999년 2월에는 5,645만원으로 회복되었다.  그 후 상승세를 지속해 2002년 2월에는 1억원, 2006년 2월에는 2억원을 돌파했고 2008년 2월에는 2억 6,073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9년 2월~2008년 2월까지 4.6배나 폭등했다. 또한, 시세를 정확히 반영하는 골프회원권 시가(120개 기준)는 2006년 1월의 2억 3,155만원에서 2008년 4월에는 3억 1,705만원에 달해 36.9% 급등했다. 이처럼 폭등했던 골프회원권 가격이 거품이 빠지면서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한편, 골프회원권 가격은 2009년 상반기까지 코스피(KOSPI)지수와 비슷한 추이를 보여왔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주가와 상반되는 괴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지만, 골프회원권 가격은 끝없는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회원권의 투자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골프회원권 가격은 국내 경제지표와는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국내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부동산 값이 회복된다고 해도 회원권 가격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지난 2009년과 같은 회원권 가격의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2008년 4~12월까지 회원권 가격은 47.7% 급락했지만 2009년 1~5월까지는 45.5% 급등했다. 경기침체를 우려해 기업들이 현금화가 쉬운 골프회원권을 대거 팔았고 개인들도 회원권을 내다 팔면서 폭락했지만, 낙폭 과다에 따른 매수세 급등과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008년과 올해의 골프회원권 가격 내림세는 같지만 다른 측면이 있다. 2008년에는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회원권 가격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폭락했지만, 2010년 들어서는 국내경기의 빠른 회복세와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도 회원권 가격은 반등 없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흐름이 바뀐 골프회원권시장, 보유가치에서 이용가치로


이처럼 회원권 가격이 하락하는 데에는 국내 골프장수가 매년 수십 개씩 개장하면서 회원권 공급이 많아졌고 회원권의 보유가치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2005년 이후 매년 30개소 정도씩 개장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도 정식 개장한 골프장수가 40개소에 달하면서 전국에 운영 중인 골프장수가 410개소에 이르고 있다. 2005~2010년 동안 183.3개소(18홀 환산)가 개장했는데, 이 중 51.8%가 회원제이지만 콘도회원·주주회원을 모집하는 퍼블릭 골프장들이 많다는 점에서 골프장수 증가는 회원권 공급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지방 골프장을 중심으로 회원권 분양이 어려워지면서 분양가를 낮추면서 회원혜택을 대폭 강화시킨 회원권이 대거 등장하는 것도 기존 회원권 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입회금 반환 문제는 회원권 시장의 ‘핵폭탄’이나 다름없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회원권 시장의 가장 큰 악재이다.
골프회원권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음에도 회원권 값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하락하는 아파트나 땅은 자산가치가 있어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골프회원권은 단순한 이용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골프회원권 가격이 95% 이상 폭락한 사례가 있고 국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저가 콘도회원권이 범람하면서 폭락한 콘도회원권 사례도 있다. 골프회원권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골프회원권 보유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골프회원권 가격 등락폭, 수도권·고가 회원권이 가장 커

 

 

 


그렇다면 회원권 가격 하락폭이 전국적으로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가. 이는 전국 각지에 있는 회원권 보유자들에게 앞으로 회원권 가치를 예상해 봄으로써 회원권의 매수 및 매도 시점을 결정하는 주요한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국내 골프회원권 값의 변동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에 있는 高價 회원권의 가격 등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회원권가격의 내림세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고가 회원권 보유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간한 『레저백서 2010』에 따르면, 폭락기(2008. 4~12월)의 전체 120개 회원권 값은 47.9%나 폭락했는데 지역별로는 수도권 회원권 값은 50.4% 하락해 하락폭이 가장 컸고 강원권은 44.0%, 충청권은 38.1%, 호남권은 18.5% 하락했다. 가격대별로는 5억~8억원대가 50.9% 폭락해 하락폭이 가장 컸고 다음이 3억~5억원대가 49.5%, 2억~3억원대가 49.2% 하락했다.

 

반면 회복기(2008. 12월~2009. 9월)의 전체 회원권 값은 47.5%나 급등했는데 지역별로는 수도권 회원권 값은 50.8% 상승해 상승폭이 가장 컸고, 강원권은 50.5%, 충청권은 41.7% 상승했지만, 호남권·제주권의 상승률은 각각 17.6%, 1.6%에 불과했다. 가격대별로는 5억~8억 원대가 57.4% 급등해 상승폭이 가장 컸고 2억~3억원대가 49.8%, 3억~5억원대가 48.3%, 8억원 초과가 48.1% 상승했다.


이처럼 과거의 회원권 값 등락률을 보면, 수도권·강원권·충청권 등의 高價 회원권 가격 등락률이 높지만, 영·호남권과 제주권의 中低價 등락률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수도권·강원권·충청권 등의 회원권 값 등락폭이 컸던 것은 투자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지방 회원권은 투자가치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가격 등락폭이 적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회원권 값 등락 시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골프회원권 가격은 외환위기 이후 2008년 3월까지는 대세 상승기로 회원권의 투자가치와 이용가치가 높았지만, 2008년 4월 이후에는 하락기로 접어들면서 회원권의 투자가치는 점차 사라지고 이용가치만 남게 되었다. 2010년 5월의 월평균 가격은 2억 1,233만 원으로 최근 고가였던 2009년 9월보다 12.9% 하락했고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2008년 4월보다는 33.0%나 하락한 상태이다.

 

앞으로 골프회원권 가격은 골프장 공급의 확대, 회원권의 투자가치 소멸 등으로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방을 중심으로 골프장이 확대되면서 회원권 구매패턴이 투자가치보다는 이용가치에 중점을 둘 것이고, 회원권 가격도 시설, 서비스 수준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천범 소장은 “특히 국내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일본 골프장들처럼 골프회원권 값이 폭락하면서 줄도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즉 입회금 문제가 불거질 경우, 거의 모든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고 난 후 자금력이 풍부하고 이용가치가 우수한 지역의 회원권들은 다시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8억원대 황제회원권의 적정가격 2억5천만원


그렇다면 소위 ‘황제회원권’이라고 불리는 8억 원 이상의 초고가 골프회원권 이론상 적정가격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일부 단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적정가격은 2억5천만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현재에도 많이 추락한 황제회원권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이용가치로 본 황제골프회원권의 적정가격 분석」 자료를 보면, 주말 경기 횟수는 월 5회, 평일은 월 8회(회원들의 연간 라운드 횟수 130회, 북유럽 평균 15회, 영국 29회)이고 주말 부킹가치는 1회 50만원, 보유기간은 10년으로 가정했을 때, 7억원 이상의 7개 황제회원권 이론상 적정가격은 2억 5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8억원대의 황제회원권을 갖고 있으면, 그린피 할인액은 주중 123만원(월 8회)과 주말 103만원(월 5회)으로 월간 227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회원만이 예약할 수 있는 주말부킹가치(자긍심 감안)를 1회 50만원(4회×50만 원/회=200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한 달 이용가치는 477만원으로 올라간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총 이용가치는 5,719만원이 되고 10년간 회원권을 사용한다면 5억7,188만원이 된다. 그런데 8억원짜리 회원권을 사지 않고 은행에 정기예금한다면, 10년간 금융소득(명목금리 4% 가정)은 3억2천만원에 달하게 된다. 따라서 황제회원권의 이론상 적정가격은 금융소득을 제외한 2억5천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골프회원권 가격이 현재 대체로 내림세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제회원권의 적정가치는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즉 회원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회원권을 구매하지 않고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비회원 입장료로 경기하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다. 황제회원권 가격은 2005년 1월 6억4,100만원에서 2008년 5월에는 15억6,000만원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10월에는 8억1,000만원으로 하락했다.

 

특히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입회금 반환 문제가 회원제 골프장의 ‘핵폭탄’으로 등장한 상황에서 대기업 소유 골프장과 2000년대 초반 이전에 개장한 골프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골프장이 입회금 반환에 시달리면서 회원권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 회원권 가격의 주된 하락요인이 국내경기,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외부요인이 아니라, 입회금 반환과 골프장수 급증에 따른 내부요인 때문이다.

 

회원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때에는 입회금이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부채성 자본’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단기 부채’로 바뀌었다. 더욱이 회원권 가격이 폭락해 시세가 분양가를 밑돌 경우, 반환자금(회원권 분양대금)이 없는 골프장 운영회사의 부도가 불가피하고 회원들의 재산상 피해도 불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회원권 보유자들은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처럼 태평하게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는 분양가를 밑도는 회원권을 사면 나중에 분양가격으로 골프장에서 되돌려받을 수 있는 착각을 한다는 점이 문제다.

 

그동안 접대문화가 술 문화에서 골프비즈니스로 바뀌면서 법인들이 부킹이 수월하고 입장료로 면제된다는 점에서 황제회원권을 선호해왔고 상류층들도 투자가치를 노리고 회원권을 구매해왔다. 앞으로 법인들의 골프비즈니스는 계속 되겠지만, 보유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구매에 신중을 기할 것이고 개인들도 대거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日本의 최고가 회원권은 동경 근처에 있는 코가네이CC(小金井CC, 18홀)로 회원권 가격이 5,300만엔(7억1,900만원)에 달하고 있는데, 이 골프장은 ‘주주회원제’로 운영되면서 토지소유권도 갖고 있다. 한국, 일본의 경제적 격차가 크고 국내 황제골프장들이 이용권을 갖는 ‘입회금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국내 황제회원권의 적정가격은 3억∼4억원에 불과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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