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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를 ‘2011년 주목해야 할 선수 100인’ 가운데 1위로 선정
  • 월간골프 기자
  • 등록 2011-04-19 12:52:46
  • 수정 2011-05-16 17: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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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의 포효’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이제는 평범한 골퍼 vs 감각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

 

2009년 12월 터진 성 추문으로 말미암아 나락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는 서른 살 시절부터 이미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골퍼로 각인되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아직껏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는 과연 타이거 우즈가 전성기의 위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해 잭 니클라우스를 추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 1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홈페이지 PGA투어 닷컴(www.pgatour.com)은 올 초 타이거 우즈를 ‘2011년 주목해야 할 선수 100인’ 가운데 1위로 선정했다.

이유는 “우즈가 지난해 비록 1996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스윙코치 션 폴리(미국)를 만나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한 타이거 우즈가 골프 선수 중 여전히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다.

2010년 골프 선수 수입 순위에서 우즈는 7429만4116달러(약 836억5000만 원)를 벌어 1위에 올랐다.

우즈는 상금 수입은 229만4116달러에 그쳤지만 후원계약 등으로 받는 상금 외 수입으로 7200만 달러를 벌었다.

상금 외 수입은 선수 및 에이전트, 후원사와 골프 관계자들의 인터뷰로 추산한 금액이다.
2009년 조사에서 1억2191만5196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1위에 올랐던 우즈는 1년 만에 4800만 달러가량 수입이 줄었지만 1위를 지키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우즈의 줄어든 수입은 2위에 오른 필 미컬슨이 벌어들인 총수입 4,018만 달러(약 452억2000만 원·상금 418만 달러, 상금 외 수입 3600만 달러)보다 많다.

 

다이내믹한 골프 인생
타이거 우즈의 첫 번째 골프 선생인 듀런이 네 살 때 우즈를 보고 한 말이 있다.

“저는 놀라 나자빠질 뻔했습니다. 믿을 수 없고, 두려웠습니다.

어드레스 자세도 완벽하고 클럽을 백스윙의 정점까지 완벽한 자세로 올린 후 공을 하나씩 치는 거예요. 꼭 모차르트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듀런이 바라본 그 아이는 투어를 뛰는 프로의 축소판이었다.

“잭 니클라우스를 데려다가 그 아이의 크기로 몸을 줄여 놓는다면 아주 똑같아질 것입니다.

그 아이는 천재였습니다.” 듀런 선생은 우즈를 모차르트와 비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모차르트는 한 편의 악곡을 쓰기 전에 머릿속에 완전히 구상을 마쳤다고 합니다.

저는 타이거에게서 그걸 보았습니다. 그는 모든 샷을 머릿속에서 완전하게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 타이거 우즈의 어린 시절은 마치 신화 속에 나오는 영웅이나 왕과 같은 모습으로 채색되어 있다.

이것이 신비화 작업인지 모든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지는 환상인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는 10대 시절부터 다른 주니어 골퍼들과의 경쟁 자체를 불허할 실력이었고 세상의 골퍼들을 ‘나 그리고 나머지 평범한 골퍼들’이라는 이분법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1975년생인 타이거 우즈는 2세 때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다.

4세에 첫 골프 선생을 만나서 5세에는 ‘美 골프다이제스트’ 및 ABC 방송국에 골프 신동으로 출연한다.

1991년에는 US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을 기록하고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상을 받는다.

1996에 마스터스에서 최연소·흑인 최초 우승이라는 기록과 함께 가장 빠른 시간 내 세계 랭킹 1위 등극이라는 업적을 남긴다. 이어 2000년도에는 US 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타이거 슬램’을 달성한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마스터스 2년 연속 우승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부터 타이거 우즈의 골프인생은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2003년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세계 랭킹은 2위로 264주 만에 첫 추락을 경험하게 된다.

2004년에는 왼쪽 무릎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때 부치 하먼을 떠나 행크 해니와 만나 스윙 교정을 하게 된다.

2005년 다시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하지만 2006년 아버지 얼 우즈의 사망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US 오픈에서 메이저 사상 처음으로 컷 통과에 실패한다.

2008년 왼쪽 무릎 재수술을 받고 US 오픈으로 복귀하게 된다.

2009년 12월 성 추문이 터지면서 점점 떨어지던 그의 골프 인생곡선은 최저점을 찍게 된다.

이후 2010년 4월 복귀 선언 후 마스터스에 출전하지만, 여태껏 우승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타이거는 이제 평범한 골퍼
세상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오랜 기간 황제로 군림하던 타이거 우즈의 이런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침체기를 보는 이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황제는 몰락했다는 쪽과 부활할 것이라는 측으로 말이다.

황제의 몰락을 내심 바라는 이들 중 유독 튀어 보이는 선수가 있다.

포스트 타이거로 불리며 남자 골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는 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22)가 그렇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젊은이답게 최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기고한 글에서 타이거 우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유감없이 털어놨다.
매킬로이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평가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는데,

우즈에 대해 “15살에 처음 우즈를 만났을 때는 그에게 존재감이 있었다.

지금도 존재감이 어느 정도는 있지만, 코스에서는 그 정도는 무시한다.”고 썼다.
매킬로이는 이 정도 선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즈는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은 물론이고 최근 수년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저조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

나는 그가 예전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우즈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즈의 기준에 비춰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평범한 선수처럼 플레이한다.

사람들이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그가 과거에 이뤄놓은 업적 때문이다.”
이런 매킬로이의 거침없는 발언에 화들짝 놀란 것은 38살의 대선배인 리 웨스트우드(영국)였다.
매킬로이와 절친한 사이로 그 자신도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바 있던 웨스트우드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즈에 대한 매킬로이의 언급은 그가 경험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그건 22살짜리가 할 만한 말이다.

38살짜리는 좀 더 현명하지 않겠는가. 매킬로이에게 한마디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슬럼프에서 탈출할 것
웨스트우드는 우즈에 대한 평가에서도 매킬로이와 달랐다.
‘최근 부진한 우즈가 곧 부활할 것’이라고 예상한 웨스트우드는 이렇게 말했다.
“폼은 변덕스러울지 몰라도 클래스는 영원하다.(Class is permanent, form is fickle)”
타이거 우즈가 골프 인생의 경쟁상대로 삼았던 잭 니클라우스도 타이거 우즈에 대해 한마디 했다.
“타이거는 곧 슬럼프를 벗어날 것이고, 나의 기록도 깰 것이다.”
‘골프 레전드’ 잭 니클라우스(71)가 타이거 우즈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하면서 재기를 확신한다는 그는 “우즈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과 함께 “나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곧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니클라우스가 18회이고, 우즈는 14회다.
문제는 타이거 우즈가 성 추문 이후 지난해부터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잭 니클라우스는 “나도 1979년에 심한 슬럼프에 빠져 4개월여 클럽을 거의 잡지 못했다.

그러나 기본부터 다시 다진 후 8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슬럼프에서 탈출했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감각 되찾는 건 시간문제
이런 침체기의 타이거 우즈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다.

원로 골퍼 리 트레비노(72, 미국)가 그렇다. 1년이 넘도록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는 타이거 우즈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트레비노는 지난 3월 4일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개최 추진 행사에서 “우즈가 이전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스윙코치부터 해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트레비노는 “우즈가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지만, 우즈가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즈는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스윙코치 행크 해니를 해고하고 숀 폴리를 고용했다.

불륜 추문 이후 계속된 부진을 자신의 스윙 탓이라 여겼던 것이다.

당시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등 원로 골퍼들이 우즈에게 “문제는 스윙코치가 아니다.

너 자신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지만 이에 우즈는 응대하지 않았었다.
마스터스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서 각각 2번씩 우승해 통산 6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 트레비노는 우즈가 전성기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잘나가던 시절의 비디오테이프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완벽하다는 평을 받던 당시 본인의 스윙을 재현할 수만 있다면 세계정상에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트레비노의 지론이다.
마지막으로 트레비노는 “정신 바짝 차리고 스윙코치를 갈아치우는 것을 그만둔다면 자연스레 돌아올 것”이라며 “우즈가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 이 상태로 머물러 있기엔 너무 실력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은 궤도에서 벗어나 방황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전한 타이거 우즈가 명승부 펼치는 그린 보고 싶어
중요한 건 타이거 우즈는 추문이 터지기 이전 이미 신화가 되었었다는 사실이다.

골프를 전혀 치지도 좋아하지도,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싫어하는 사람들도 타이거 우즈의 이름과 매력적인 하얀 웃음 앞에서는 마음이 턱 하니 풀리기도 했었다.

그를 목표로 삼아 피나는 노력을 하던 골퍼들도 수두룩하다.

인생에서의 실수와 실패, 실의에 빠져 헤매고 있지만, 그는 아직 35살이다.

아직도 그의 인생은 빠르게 진행 중이며 많은 날이 그 앞에 남겨져 있다.

타이거가 1996년 8월 28일 20세에 프로가 되고 첫 프로 골퍼로서 치른 밀워키 경기를 하던 날 한 기자와의 인터뷰를 보면 타이거가 얼마나 솔직하고 자신감 넘쳤었는지 알 수 있다.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왜 경기에 나갑니까? 출전할 이유가 없잖아요. 이건 제 확고한 신념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신념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께도 늘 말씀드리지만 2등은 싫다.

3등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이것이 바로 제 삶의 철학이지요.”
사람들이 타이거를 보는 두 가지 시각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이고 전문가들의 시각에 따르면 적어도 올해에는 아직 주목할만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황제의 자리에서 치열한 전투 끝에 패배를 인정하고 누군가에게 양도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자멸한 틈을 타 누군가가 슬며시 옥좌를 차지한다는 것은 얼마나 재미없는 상황이란 말인가.
당장 내일 일을 모르는 것이 인간이긴 하지만 올해 안에 타이거 우즈가 본래의 기량을 되찾았으면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그런 최상의 기량을 갖춘 타이거 우즈를 바라보고 기량을 갖춰 멋진 승부를 펼쳐내는 그린 위의 무용담이 들려오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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